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각 사람이 인간 자체로서 존중받아야 할 권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권리를 되찾기 위한 한 인간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 힘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려나갑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존엄성을 되찾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던 주인공의 위대함이 돋보이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를 소개합니다.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권리.
이 영화는 2017년 9월에 개봉하였고, 배우 나문희, 이제훈이 출연하였습니다. 대한민국 '위안부'의 소재를 다룬 영화이지만 무겁고 어둡게 다루지 않았고, 밝고 감동적인 서사로 그려나가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제목이 '아이 캔 스피크'인데, 이 문장 뒤에 단어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제목은 영화에서 어떤 내용을 다루려고 하는지 궁금증을 품게 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 문장의 끝에 들어갈 내용이 한 단어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오하고 많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적을 수 없었겠다는 생각도 들어졌습니다. 2017년도에 개봉한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김복동 할머니는 영화 개봉 후 2년 뒤인 2019년 1월에 93세의 나이로 돌아가셨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영화 속에 남아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김복동 할머니는 세계 인권대회에서 위안부의 참상을 고발하고 국민훈장도 받으셨으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다 생을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사과는 결국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 것이 참 많이 아쉬운 것 같습니다. 2022년 5월 기준으로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약 11명이 남아 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가 살아있을 때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의 소식이 들려지길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간절히 바랍니다.
위안부 문제의 현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나옥분(나문희)은 온 동네의 문제들을 사진을 찍어 구청에 민원을 넣기로 유명한 인사였고, 구청 내에서는 블랙리스트 1호였습니다. 그녀는 공휴일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20여 년간을 매일 하루에 한 건씩 구청에 민원을 넣었고, 그녀가 넣은 민원만 누적 8천 건이 달했습니다. 어느 날 구청에 새로 출근한 직원 박민재(이제훈)는 옥분에게 절차와 원칙을 준수하라는 따끔한 충고를 합니다. 그때부터 옥분은 그를 눈 여겨보기 시작합니다. 그 이후부터 옥분은 절차와 원칙을 준수하면서 꾸준히 민원을 넣습니다. 한편, 옥분에게 유일한 친구이자 영어를 유창하게 했던 친구 정심은 옥분에게 인생을 즐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정심은 옥분에게 앞으로 자신과 함께 여행도 가자고 말했습니다. 정심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대표해서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관계자와 함께 재판을 준비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심은 이미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옥분은 옷 수선집 일을 하면서, 영어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아 답답해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옥분은 그녀가 다니던 영어 학원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옥분은 학원에서 영어로 원어민과 유창하게 영어로 이야기하는 민재를 만나게 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옥분은 민재에게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조르기 시작합니다. 그녀가 끊임없이 집요하게 그를 따라다니면서 가르쳐 달라고 하자, 민재는 옥분에게 옥분의 수준보다 한참 높은 수준의 영어 단어를 외워오라고 숙제를 내주었습니다. 만약 그 단어들로 테스트를 해서 옥분의 성적이 80점이 넘으면 옥분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옥분은 최선을 다해서 영어 단어를 외워가지만 75점을 받게 되었고, 테스트에서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민재는 옥분이 민재의 하나뿐인 동생을 위해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민재는 옥분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영어를 가르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영어실력은 차츰차츰 나아졌고 둘은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민재는 옥분에게 영어로 말하면 알아들을 수 없다는 생각에 영어로 말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 이야기, 과거에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면서 겪었던 경제적 어려움에 관한 이야기, 건축가를 꿈꿨던 민재의 이야기 등 마음속에만 담아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옥분은 이미 영어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민재의 마음을 읽었다. 옥분은 민재와 민재의 동생과 함께 명절을 보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옥분은 민재와 민재의 동생에게 미국에서 입양된 동생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옥분의 남동생은 어렸을 때 미국으로 입양돼 한국말을 전혀 못한다. 그래서 옥분은 남동생과 대화를 하고 싶어서 영어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민재는 옥분에게 알리지 않고 옥분의 남동생에게 몰래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옥분의 남동생은 옥분과 할 이야기가 없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민재는 이 사실을 차마 옥분에게 전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민재는 옥분에게 더 이상 영어를 가르쳐 줄 수 없게 됐다고 말하고 수업을 끝냅니다. 한편, 옥분의 친구 정심은 치매가 심해져서 더 이상 위안부 피해자를 대표해서 일을 진행해나갈 수 없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옥분은 그녀를 대신해서 그 일을 맡기로 합니다. 사실 옥분도 위안부 피해자였던 것입니다. 옥분은 그녀가 위안부 피해자였던 사실을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숨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건강 상태가 악화되는 친구 정심을 보면서, 더 이상 자신이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기로 합니다. 옥분은 방송을 통해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임을 밝혔습니다. 또한, 옥분은 미국 하원 청문회에 직접 가서 위안부의 피해 사실을 밝히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민재는 다시 옥분에게 영어를 가르쳐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옥분은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일본군의 위안부에 대한 연설을 하기 위에 단상에 올라갔습니다. 그러자 일본 측 의원이 옥분에게 "당신은 증언할 수 없어!"라고 소리쳤습니다. 청문회 의장은 옥분에게 "Can you testify?"라고 물어봤습니다. 청문회 의장은 이런 상황에서 옥분이 과연 증언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이에 옥분은 "Yes, I Can Speak"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처음엔 옥분은 긴장을 했었지만, 민재의 도움으로 일본군의 반인륜적인 범죄에 대해 폭로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옥분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대변해서 연설을 했습니다. 옥분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가 아닌 것을 말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단순히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를 듣고 싶어 한다고 전했습니다. 옥분의 연설은 모두에게 감동을 줍니다. 그리고 재판이 끝난 후, 옥분은 옥분의 남동생도 만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고 옥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서도 위안부와 관련한 발언을 하기 위해 공항에 가게 됐습니다. 그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진행하던 직원이 옥분에게 영어를 할 줄 아느냐고 물어봤습니다. 그 질문에, 옥분은 "Of course."라고 대답했고, 거기서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나의 인생은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나의 것.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얼마든지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일본의 위안부 문제만 봐도 그렇습니다. 일본이 전쟁 때 저지른 악행은 분명 사실입니다. 피해자의 증언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두고 일본 정부는 외면만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좋았던 점은, 위안부의 이슈를 다루었지만, 어두운 분위기로 끌어가지 않았다는 것과 등장인물들이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갔다는 점입니다. 70대의 옥분이 영어로 말하는 것은 인생 최대의 도전이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옥분은 그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해내고야 맙니다. 자신의 소명이었지만, 고역스럽게 해낸 것이 아니라 즐겁게 이루어 냈습니다. 옥분의 열정을 본 주변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그녀를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나의 인생은 나의 것이기에 그 누구도 짓밟고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일본군이든, '나 자신'이든, 누구이든지 나의 인생을 짓밟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 영화는 나의 인생에서 나의 삶을 억압하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잠시나마 생각해 보게 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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