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며느리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며느리의 위치는 분명 쉽지 않은 위치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의 방식을 찾게 되고 그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면 삶은 더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대한민국 며느리들의 공감을 얻었던 드라마, 며느라기를 소개합니다.
모든 사람의 삶의 애환을 담은 드라마.
드라마 며느라기는 2020년 11월, 시즌 1으로 시작하여 2022년 3월에 시즌 2로 마감한 카카오TV에서 방영됐던 대한민국 며느리의 삶을 그린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는 조회 수 1000만을 넘기면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누구든지 결혼을 하면 시댁과 시부모님, 시댁 식구들이 생기게 됩니다. 대한민국 남성인 무구일과 대한민국 여성인 민사린이 결혼하게 되면서 생기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현실적으로 연출하였습니다. 그리고 각 에피소다마다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서, 실제 며느리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단순히 며느리의 삶만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시어머니, 남편, 시누이 등 모든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삶에서 애환이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누구든지 인생에서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려움 앞에 섰을 때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며느리뿐만 아니라 며느리를 제외한 많은 대중의 공감까지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시어머니나 시누이도 누군가의 딸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그녀들은 며느리이기도 합니다. 이런 시각에서 연출된 장면들이 많아 인상적입니다. 시각을 달리해서 보면 모든 사람은 인생 가운데서 어려움을 만나게 되어있습니다. 비단 며느리뿐만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각자의 입장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조명합니다. 반면, 여러 사람의 삶을 다루어서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해 보게 합니다. 그리고 그 어려움과 문제들 앞에서 각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뻔뻔한 며느리가 되기로 마음을 먹기도 하고, 인생의 어려움 앞에 이혼을 택하기도 하고, 순응적인 며느리가 되기도 합니다.
계획대로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인생은 없다.
드라마는 무구영과 민사린이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둘은 행복하게 결혼식을 올렸지만, 결혼 후 시작된 시집살이는 녹록지가 않습니다. 민사린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시어머니의 생일상을 차리고 같이 밥을 먹지만 정작 시댁 식구의 대화에 낄 만 한 여지가 없습니다. 결국 민사린은 밥을 일찍 먹고 일어나 후식을 내고, 설거지를 합니다. 설거지까지 마치고 나니 민사린에게 남겨진 과일은 고작 키위 3조각뿐이었습니다. 시어머니는 사린에게 남은 음식을 먹어치우자고 말하더니 남은 과일을 사린의 입속에 넣어줍니다. 민사린은 시댁에서 자신이 어떤 위치에 서있어야 할지 아직 마음에서 정립이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회사 동료는 민사린에게 신조어 '며느라기(myeoneulagi)'라는 용어에 대해 설명을 해줍니다. '며느라기(myeoneulagi)'가 되면 시댁 식구한테 예쁨 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어서 뭐든지 자신이 하겠다고 자처하게 된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며느라기(myeoneulagi)' 가 된 민사린은 가족 식사 자리에서 큰 형님 혜린을 만나게 됩니다. 혜린은 시댁을 향해 불편한 점이나 지적할 점이 있으면 당당하게 말을 할 줄도 아는 며느리였습니다. 무구영의 형의 아내인 혜린도 사실은 '며느라기(myeoneulagi)' 시절이 있었지만, 시부모님의 사랑을 포기하고 당당히 자신의 삶을 살기로 선택합니다. 하지만 사린은 아직 시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댁에서 받는 차별들에도 참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문득 사린은 자신이 자기 자신을 못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민사린은 무구영과 부부간 지켜야 할 약속들을 함께 작성합니다. 하지만 명절이 되면서 그 약속들은 아무 의미가 없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사린은 자기 주변에도 수많은 '며느라기(myeoneulagi)'들이 있었던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린은 드디어 누구에게든 미움받을 용기를 갖게 됩니다. 무구영도 사린의 결심을 지지하면서, 사린이 '며느라기(myeoneulagi)'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보를 돕기 시작합니다. 시즌 2에서는 사린이 임신을 하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다루면서 더욱더 스토리가 흥미진진해집니다. 사린은 직장 생활에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에 임신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린은 뱃속의 아기를 원망하기도 하고 아기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린은 자신이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아서 자책을 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천천히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사린은 그 과정 속에서 인생의 계획들은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사린은 자신의 목표를 향한 집념을 줄여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사린에게 그것은 포기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잠시 멈춰 서서 새로운 곳을 향한 도전이었습니다.
온전한 '나'로 서있기.
나는 가끔 나 자신이 '카멜레온'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나는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나의 삶의 모습과 방향이 종종 바뀌게 되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주변의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나로서 서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속해있는 곳의 분위기와 관습을 따르면서 거기에 맞춰 변해가는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래야 조금 더 삶을 살아나가기가 편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가 그곳에 속해 있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당연히 해야 하는 것들'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렸던 일상조차도 '코로나19'로 무너졌던 것을 생각해 보면, 이 세상에 어느 것도 당연시되어야 하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있는 것일까요? 우리가 어떤 환경 속에 있든지 간에 우리는 나 자신으로서 서있어야 할 온전한 이유와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속한 조직과 환경 속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원만하게 섞이는 둥글둥글한 모습으로 있기 위해, 나 자신의 가치를 잃는다면 그것은 너무 가슴 아픈 일인 것 같습니다. 반대로, 내가 나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온전한 '나'로서 서 있을 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원만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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